사순절 33일(4월 3일 금)
그날이 올 즈음이면 / 마가복음 13:14~27
1.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 발 딛고 살아가지만, 하늘의 뜻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하여 세상의 길을 따라 살지 않고, 하늘의 뜻을 따라 살아갑니다. 이 길은 ‘생명의 길’이지만 ‘좁은 길’입니다.
그러므로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의 길을 비웃습니다. 특히 세상에 속한 권력자나 기득권을 가진 종교인들과는 불가피한 갈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미움과 박해를 받게 됩니다. 이 세상이 선하다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이들이 평안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악한만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하는 이들은 고난 중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2.
그러나 예수님은 ‘끝까지’ 인내하라고 하십니다.
고난 중에서의 인내는 구원의 분명한 표식이며, 인내의 끝에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의 마지막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이 있는 한 이어질 것입니다. 이 인내의 때를 ‘환난의 날’이라고 성서는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한부종말론자들이 말하는 ‘아마겟돈’ 혹은 ‘휴거’와는 다른 의미입니다.
이미, 우리는 환난의 날을 살고 있으며, 인내하며 그 날을 기다리며 종말론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환난의 날’은 지구종말의 날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인내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환난의 날을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입니다.
3.
이때는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자신이 ‘그리스도’라고 주장합니다.
신천지 사교집단의 교주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에만 자칭 예수라고 하는 이들이 백 명이 넘는다고 하니 지금이 ‘환난의 날’이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들만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소위 전통교회에서도 목사(성직자)가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하나님처럼 행세하는 일을 어렵지 않게 목도합니다.
그러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신앙은 ‘무조건 믿습니다!’가 아니라 지정의를 통해 묵상하고 깨달아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성숙의 길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이 구도자의 길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의 여정 내내 지속되는 것입니다.
4.
‘환난’의 헬라어는 ‘θλιψις(데리휘스)’ 입니다.
“누르다, 짜다, 압박하다”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포도 짜는 기계로 포도즙을 짜는 것을 나타냅니다. 우리로 치면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짜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혹은, 곡식을 터는 데 쓰는 도리깨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뒤틀리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세상이 파괴되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착취당하고, 소금과 빛이어야할 교회가 버리워져 땅에 밟히는 현상들을 보면서 압박감을 느끼고, 도리깨에 얻어맞는 것과도 같은 ‘공감compassion’을 느낀다면 우리는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럼에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이 세상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면 ‘잠든 영혼’과 다르지 않습니다.
환난의 때에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5.
“인자가 오는 것을 보리라”는 말씀은 병행구절인 마태복음 24장 29~31절, 누가복음 21:25~28절과 거의 내용이 비슷합니다. 종말론적인 단어는 대개 비유적이고 시적인 상상력이 풍부합니다. 인자가 오는 것에 대한 묘사가 문자적인 것인지 상징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이 말씀을 ‘문자’로 받아들였고,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초대교회를 향한 유대교의 박해와 로마제국의 박해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속이 재림의 주님이 속히 오길 고대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모든 재산을 통용하는 ‘초대교호공동체’를 이뤄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문자적인 의미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6.
그러나 그 날은 언젠가 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날은 선택받은 자들에게는 축복의 날입니다.
그런데 시한부종말론자들은 그 날을 ‘공포의 날’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날에도 자신들만(144,000) 구원받을 것이라며, 성경을 왜곡하여 교주들은 이 세상의 부를 취하고 있습니다. 깨어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런 교설에 넘어갑니다.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하십시오.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십시오.
7.
오늘은 제주 4.3항쟁기념일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제주도민을 볼모로 삼은 아픈 역사를 아직도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아픈 역사로 인해 지금도 고난 중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이들에게 ‘좌익이니 빨갱이’니 하며 손가락질 하면 안됩니다. 하나님 안에 무슨 좌익이나 우익이나 진보나 보수나 이방인이나 유대인의 나눔이 있습니까? 역사를 바로 아는 일도 깨어있는 일임을 기억하십시오.
8. 새기고 묵상하기
◾거짓 선지자들은 ‘그날’을 두려움의 날로 포장하여 성도들을 미혹합니다. 그러나 그날은 믿는 자들에게 구원의 날입니다.
◾거짓 선지자들과 미혹하는 자들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하십시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도 그런 이들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말씀요약과 한 문장의 기도
p.s) ‘코로나19’가 더 확산되지 않고 진정되게 하시고, 한남공동체가 함께 예배하는 기쁨을 속히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교우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더욱더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