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8일 묵상 (3월 5일 목)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의 비유 / 마가복음 4:1~25
1.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 비유’라는 제목의 말씀입니다.
일단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면 ‘하나님 나라’에 관한 말씀이구나 생각하시면서 읽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비유를 읽으면 주로 ‘네 가지 밭’ 중에서 ‘좋은 밭(옥토)’가 되자는 것이 중심 주제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것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작 이 비유를 통해서 예수님이 말씀하시고자하는 바는, 지금 하나님 나라의 복음(씨앗)이 뿌려지지만, 다 열매맺는 것이 아니라 ‘소비되는 씨앗’도 있다는 것입니다.
2,
이렇게 보는 이유는 마가복음 4장 12절의 ‘이는 그들이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라는 말씀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선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에게 복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 어떤 사람이란, 마치 씨앗이 길가에 뿌려진 것과 같아서 말씀이 뿌려지자마자 사탄이 즉시와서 그 말씀을 빼앗는 것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도 결실을 맺지 못할 때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할 일을 하면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도 소비되는 말씀이 있었는데 우리야 어련하겠습니까?
3.
베트남의 망명시인 ‘틱 낫한’의 글 중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밭이다.
그 안에는 기쁨, 사랑, 즐거움, 희망 같은 긍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미움, 절망, 좌절, 시기, 두려움 같은 부정의 씨앗이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꽃을 피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인생은 커다란 배와 같습니다.
수십만 톤의 큰 배의 방향을 움직이는 것은 배의 크기에 비하면 아주 작은 키요, 항해사 한 사람의 조종에 따라 방향이 좌우됩니다. 인간의 삶에도 작은 키가 있다면, 그것은 곧 마음입니다. 영혼의 참된 변화는 마음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타락 역시도 한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이라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요, 좋은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바로 인간의 삶을 움직이는 키이므로 우리는 그 마음을 잘 지켜야 합니다. 마음을 잘 지킨다는 것은 긍정의 씨앗에 물을 주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 힘쓰는 것입니다. 잡초가 무성하면 거두고자 하는 곡식이 비실거리는 것처럼, 긍정의 씨앗이 무성하게 꽃을 피우면 부정의 씨앗이 발붙일 자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4.
오늘 우리가 읽은 비유의 말씀에는 길가, 돌짝밭, 가시떨기, 좋은 땅이 등장합니다.
먼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씨앗의 동일성’입니다. 여기서 씨앗이 상징하는 바는 예수님께서 친절하게 해설을 해주셨듯이 ‘말씀’입니다. 똑같은 하나님의 말씀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복음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쓰시는 예수님의 모든 행동을 ‘하나님을 모독하는 일’로 여겼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가 누구에게는 디딤돌이 되었지만, 누구에게는 걸림돌이 된 것입니다.
5.
우리는 흔히 예수를 반대하거나 따르지 않던 사람들의 마음이 길가, 돌짝밭, 가시떨기와 같아서 그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행적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고, 그 말씀이 진리의 말씀인 줄은 알겠으나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그렇게 살아가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기로 결단했지만, 그렇게 살아보니까 어려움도 있고 지고 가야 할 멍에가 있으니 이내 넘어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세상의 온갖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욕심이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뜻을 막아버립니다. 이 비유의 말씀을 읽고 쉽사리 “옥토가 됩시다!” “아멘!”하고 결단하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에는 ‘길가, 돌짝밭, 가시덤불’과도 같은 밭이 존재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존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좋은 땅’도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는 것은 희망입니다.
6.
농사를 잘 짓는 방법은 다양할 것입니다. 어떤 분은 ‘태평농법’을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며 ‘관심과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일단은 ‘좋은 씨앗’이 기장 기본입니다. 그런데 이미 우리에게는 ‘좋은 씨앗, 최상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씨앗을 품은 마음입니다.
흙을 고르게 하고, 잡초를 뽑아주고, 돌을 골라내어 옥토로 만들어가야 겠습니다. 옥토인데다가 씨앗이 최상의 씨앗이라면, 이제 남은 것은 하나님의 소관입니다.
7. 새기며 묵상하기
◾길가와 같은 밭, 돌밭, 가시떨기가 가득한 밭, 좋은 땅 중에서 나는 어떤 밭입니까?
◾씨앗이 문제가 없다면 어떤 밭인지가 중요합니다. 생명의 씨앗을 가지고 우리는 어떤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말씀요약과 한 문장의 기도
p.s) ‘코로나19’가 더 확산되지 않고 진정되게 하시고, 한남공동체가 함께 예배하는 기쁨을 속히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교우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더욱더 열심히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