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까레이스키의 인사 - 에이 숨채요

  • 관리자
  • 2023-07-02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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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간에는 ‘감사’에 대한 묵상을 하는 중에 서로를 축복해주는 인사말이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낯선 인사말 “에이 숨채요”라는 인사말을 보았습니다.

인사말의 의미는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이 벅차도록 기쁩니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기쁜 것이 아니라 ‘숨이 벅차도록’기쁘다니 누구의 인사말인가 보니 ‘까레이스키’들의 인사라는 것입니다. 
 

까레이스키는 ‘까레이스(korea,고려인)+스키(민족)=고려인‘의 러시아어입니다.
1860년대 극심한 가뭄과 관리들의 수탈에 견디다 못해 우리 선조들의 땅이기도 했던 발해(연해주, 브라디보스톡)로 가서 황무지를 개간하며 살아가던 이들을  까레이스키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을사조약이후 일제의 수탈이 심해지면서 독립운동의 근거지가 되고, 1937년 러시아 혁명이후에는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볼모지로 강제이주 됩니다. 강제 이주된 곳에서 그들은 억척같이 개간을 하며 삶을 이어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를 맞이하는 시간에 “에이 숨채요”라는 인사말을 나눈 것입니다.

이런 역사를 다룬 소설가 문영숙의 ’까레이스키, 끝없는 방랑‘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약소국가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이며, 제국들의 약소국에 대한 정책들이 얼마나 폭력적인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열강의 힘에 휘둘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역사의식이 분명해야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하루 세끼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잠잘 집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에이 숨채요”라는 인사를 기꺼이 나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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