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은 폭설이 내리는 이스탄불 밤거리에서
구두통을 맨 쿠르드 소년 야곱을 만난다.
종일 굶은 야곱과의 대화 끝에 맥도날도 '빅맥'이 먹고 싶다는 소년에게 햄버거를 사준다.
세입쯤 햄버거를 베어먹은 야곱은 다 먹었다며 남은 햄버거를 슬쩍 감춘다.
아, 나는 보고 말았다
어두운 골목길에서 몰래 남긴 햄버거를
손으로 떼어 어린 동생들에게
한입 한입 넣어주는 야곱의 모습을
詩人은, 햄버거는 바로 영성체이며,
동생들에게 한입 한입 햄버거를 떼어 먹여주는 야곱의 모습이 곧 사제의 모습이라고 한다.
詩를 읽다 울먹인다.
오늘날의 사제는 부끄럽기만 한데,
오늘날의 영성체는 빅맨 햄버거 쪼가리만도 못한데,
이렇게 하나님은
강제이주당한 쿠르드 소년을 사제로 삼아주시고,
영성체를 행하여 그들을 살게 하시는데,
여기 사제의 탈을 쓴 나는 무엇을 하고, 너는 무엇을 하는가?
詩人은 豫言者가 된다.
누구든지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면
하늘도 그에게서 얼굴을 돌리리라
누구든지 힘없는 사람을 무시하면
하늘도 그에게서 눈길을 거두리라
누구든지 불의한 세력에 침묵하면
하늘도 그에게서 두 귀를 닫으리라
예언자의 말은 언제나 이뤄진 후에야 후회로 다가오는 법이라,
하늘이 얼굴을 돌리고,
눈길을 돌리고,
두 귀를 닫아버린 후에야 예언자의 말이 참이었음을 깨닫는다.
하늘 하나님이 아직 얼굴을 향하고 있을 때,
우리를 바라보고 계실 때,
우리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계실 때 그분에게로 돌아가야 한다.
절망의 시대에 나지막하게 나의 소망을 그분께 아뢴다.
"아직은 늦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허망한 나의 소망인가 싶어 불안해하는 믿음없는 사제는 무기력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