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즐향 혹은 코코넛 향이 나는 꽃,
작년 이맘때는 피어나 맛드러진 향기를 선물해주었는데
올해는 관리를 못해서 개체수 늘리기에는 성공했지만 꽃대를 올리지는 못했다. 이제 막 두 어개 올라오기 시작했으니 한 달 혹은 두 달 뒤에나 꽃을 볼 수 있을까?
나는 식물 번식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씨앗을 심어 하나의 개체를 만드는 것은 큰 기쁨이다.
씨앗을 심고 가꾸며 자라나는 과정들을 보는 기쁨, 그것이 채소인 경우에는 몸에 모시는 과정까지 신비스럽기만 하다.
씨앗을 뿌린 뒤 어떻게 자라는지 알지 못하는데, 밤 사이에 쑥쑥자라는 채소를 보는 일은 기적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작지만 이런 농사에 해당하는 일은 그래도 좀 결실을 빨리 보는 편에 속한다.
올해는 호접난을 번식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
하지만, 장소의 열악함과 공부한대로 조건을 다 만들어줄 수 없어 번식에 성공하질 못했다. 거의 1/50 확률 정도인듯하다. 100여개 중에서 겨우 2~3개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도 성공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기다림'의 시간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난화분에서 조차 한 촉의 난이 더 나오려면 몇 달이 걸리는데, 잘려진 줄기가 온전한 한 개체가 된다는 것은 더 오래 걸릴 터이다. 조건도 별도 좋지 않은 곳이라면 더더욱.....그래서, 나는 식물을 키우면서 여러가지를 배운다.
기다림, 천천히, 느릿느릿, 실패와 성공.
오랜 기다림 끝에 느끼는 기쁨과 희열과 보이지 않아도 자라나는 그들을 보면서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시는 그분의 사랑을 느낀다.
올해는 마스카라 씨앗을 거뒀다.
가을에 파종하면 된다는데, 그것이 자라 꽃을 피우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다.
싹을 틔운 후에도 6년은 지나야 꽃을 피우는 얼레지 같은 꽃들도 있으니, 그저 싹을 틔운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할지는 모를 일이지만, 구근이 아닌 씨앗으로 무스카리라는 개체를 번식시킬 수 있다면 참으로 멋진 일이 아닌가?
그런데 자연은 그 모든 일들을 자연스럽게 해낸다.
애쓰지도 않고, 마음 쓰지도 않고...그야말로, 무위자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