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찾아오셨다.
가시 성성한 선인장에서도 자유자재로 노니는
작은 사마귀님을 보면서
가볍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새긴다.
가시밭길, 험한 길도
마음 비우고 가볍게 가면 갈 수 있는 법이다.
지난 겨울,
볕이라고는 들지 않는 실내에서
오직 온기 하나로만 겨우 얼어죽기를 면한 꽃기린,
봄에 밖에 내놓았더니
급격한 기온변화와 따스한 봄햇살에 죽기도하고 살기도 했다.
그러나 기어이 산 것들은 꽃을 피웠다.
베란다같은 실내에서 자란 것들과는 격이 다르다.
가시가 성성한 줄기에
핏빛을 닮은 붉은 꽃을 피워 '예수꽃'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예수를 닮고자 하는 사람, 그들을 그리스도인이라 하는데 그 길에 서있는 이들은 어디로 갔는가?
삶은 고사하고,
육체도 가볍지 못해 허덕거리니
선인장 가시 사이를 노니는 작은 사마귀님이 오늘 나의 스승이다.
아침에 비밀 정원을 돌아보는 중에 작은 화분에 심긴 선인장 사이에서 사마귀를 만났습니다.
갓 태어난 아주 작은 사마귀, 그 작은 존재임에도 본능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고 경계합니다.
셔터 소리에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선인장 가시 사이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작고 가벼운 까닭에 성성한 가시가 문제되지 않겠지요.
문득, 에덴의 동쪽에 사는 우리네 삶을 돌아봅니다.
가시밭길이요, 여기저기 우리의 삶을 찌르려는 가시들이 즐비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중무장합니다.
우리의 삶은 중무장 할수록 무거워지고,
그로인해 아주 작은 가시라도 깊게 박혀 곪아터져 상처를 남기는 삶을 살아갑니다.
때론 그냥 가볍게 넘어가도 될 문제들을 크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지요.
좀 가벼워져야 합니다.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비운 자리에 주님을 가득 채워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으로 채우고, 기도로 채우고, 찬양으로 채워야 합니다.
그래야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지난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동해방지를 위해 화분들을 친교실에 두었습니다.
그러나 해가 들지 않아 겨우겨우 생존을 이어갈 뿐이었습니다.
봄에 화분들을 내놓았는데 아시다시피 봄철에 이상저온현상과 급작스런 무더위가 찾아왔습니다.
그러자 화분들이 비상이 걸렸고, 올해는 대체로 화분들이 비실비실합니다.
꽃기린을 심었던 화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힘을 내서 이파리를 내고 꽃을 피웠습니다.
가시 성성한 줄기에서 그토록 부드럽고 예쁜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우리 안에도 저마다 피워내야할 꽃이 있습니다.
가장 예쁜 꽃은 스스로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꽃입니다.
온실에서 피어나는 꽃은 더 크고 화려할수는 있지만, 스스로 피어난 작은 꽃만큼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바람과 햇살과 별과 달과 비와 곤충과 새들의 소리를 직접 느끼고 보고 듣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 또한 큽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창세전에' 하나님께서 심어주신 씨앗이 있습니다.
요즘 우리의 아이들은 과잉보호때문에 마치 온실에서 피어나는 꽃처럼 피어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조금은 강인하게 키우십시오.
그것이 과잉보호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진짜 사랑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비우십시오.
자녀들에 대한 욕심도, 내 삶도 가볍게 하십시오.
그래야 살 길이 열립니다.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