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무엇일까?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이고,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그게 정말 행복일까?
캄보디아 여행 내내 머리를 맴돌던 생각이었습니다.
18년 전에 방문했을 때에는 똔레삽 호수의 수상가옥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보며 받은 충격에 마음이 매우 아팠습니다. 그간 관광객이 넘쳐났으니 많은 발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자본의 못된 습성만 깊이 자리한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여전했습니다.
프놈펜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쓰레기매립장’이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난지도 같은 곳입니다. 40도에 육박하는 열기로 쓰레기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와 유독가스가 새어나오는 곳에 움막을 치고 살아가는 이들을 만났습니다. 낮에는 아이들과 장년들이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해진 후 새벽까지는 16세~20세 청년들이 머리마다 랜턴을 쓰고 쓰레기더미를 뒤진답니다. 밤에는 마약과 성폭행이 횡행하고, 소녀들은 지쳐 쓰레기더미에서 그냥 잠이 들고, 임신으로 미혼모가 되고, 그곳에서 아이를 낳고……. 벗어날 희망이라고는 없는(그럴 생각조차도 없는) 짐승보다도 못한 삶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도 그리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는 사람들.
한 선교단체가 그곳에 ‘Green Bethel School’이라는 학교를 열어 지역의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예배 시간이라 아이들에게 인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희망을 품으라!”고 말하는 것도, “예수님을 믿으면 삶이 달라진다”는 말도 허망한 말 잔치였습니다. 그들의 삶은 사람의 삶이라고 하기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음에도 무탈하게 사는 나의 삶이 사람의 삶이라고 하기엔…. 최소한의 인권과 인격이 무너진 곳, 그곳에 하나님의 시선이 머물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