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만나는 길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곧은 길도 있고, 굽은 길도 있으며, 숲길도 있고 너른 들판의 풀섶 사이로 난 길도 있고,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을 걸어감으로 길임을 증명해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목회할 때, 고사리를 꺾으러 간 길에 야생 더덕을 만났습니다. 돌 틈에 박혀서 캐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전 강원도 산골에서 만난 야생 더덕의 맛을 기대하면서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캤습니다. 제법 굵은 것이 실합니다. 그런데 강원도 더덕처럼 맛이 알싸하지 않고 맹맹합니다. 남도 제주도는 겨울에도 따뜻합니다. 그게 영향이 있겠지요. 겨울을 따스하게 난 덕분에 제주의 더덕은 향이 덜하고, 강원도의 더덕은 추운 만큼 향은 깊은 것입니다.
꽃도 그렇습니다.
돌 틈이나 바닷가 갯바위에 피어나는 꽃은 색도 진하고 향도 좋습니다. 같은 종이라도 훨씬 더. 그 이유는 그래야 곤충들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생존전략인 셈입니다.
입춘이면 산으로 꽃을 찾으러 가곤 했었습니다.
대부분 산은 하얀 눈으로 덮여있지만, 양지바른 곳에서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들이 있습니다. 보랏빛 처녀치마, 노란 복수초, 하얀 너도바람꽃 같은 것이 대표적인 꽃입니다. 그들은 혹독한 겨울만큼 더 진하고 향기롭게 피어납니다. 대견스럽지요. 저는 그 꽃들을 보면서 늘 다짐합니다. ‘저 작은 꽃들도 저렇게 치열하게 사는데 나도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지’ 하는 것이지요.
굽은 길, 험한 길에 서 있는지요. 그 길을 우리 삶의 향기를 더 깊게 하는 길로 바꿔가십시오. 그분과 함께.*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