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세복수초

  • 관리자
  • 2019-01-27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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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겨울의 한복판인 듯하지만, 이미 남도에서는 꽃소식이 들려옵니다.
언 땅을 녹이며 피어난 꽃들을 보면 창조세계의 신비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들에 피어나는 꽃 한 송이들도 이토록 온 힘을 다해 피어나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가 돌아보게 되는 것이지요.
 

제주 중산간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세복수초’라는 꽃은 꽃이 지면 여름이 오기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뿌리만 남는 것이지요. 꽃이 피어있는 시간은 대략 일주일, 가장 예쁜 꽃을 피우는 시간은 사나흘입니다.
365일 중에서 사나흘, 그나마 중산간 지역에 피어나기에 그 예쁜 꽃 피워도 보아주는 이도 없습니다.

 

그러나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봐주지 않아도, 예쁘다고 감탄해 주지 않아도 묵묵히 때가 되면 피어납니다.
그래서 그 존재를 아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겠지요.
 

처음 이 꽃을 만났을 때 ‘복수초’라고 하니 이 꽃의 전설이 있다면,
한을 품은 여인이 복수하기 위해서 피어난 꽃일까 상상했습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은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기에 그런 상상의 날개는 더욱 커졌지요.
그런데 도감을 찾아보니 ‘복을 비는 꽃’이라는 뜻입니다.
일본에서는 ‘원단화’라고 새해를 맞이할 때면 복수초 선물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꽃이 지고 난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봄이 오면 언 땅을 녹이고 피어나는 꽃.
그가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듯 살아오던 날들을 반성하며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희망 같은 소중한 단어들이
우리 삶 곳곳에 피어날 것을 꿈꿉니다.*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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