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말씀의 그리메

  • 관리자
  • 2020-01-19 0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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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메’는 ‘그림자’의 옛말입니다.

산 정상에 올라 바라보면 수묵화처럼 희미하게 보이는 산등성이들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제주도의 오름에 오르면, 산그리메 대신에 ‘오름그리메’가 보입니다.
겹겹이 겹친 듯 보이는 ‘그리메’들은 희미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희미하게 보인다고 해도 존재합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그리메를 선명하게 보려면, 그들에게 다가가면 됩니다.
다가가는 만큼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또 저 멀리에 그리메들이 펼쳐집니다.

멀리에서는 수묵화처럼 보이지만, 산등성이에 올라보면 멀리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산등성이를 따라 피어난 풀꽃과 나무들과 길의 흔적들, 멀리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내가 서 있는 곳, 그곳만 선명하게 볼 수 있을 뿐,
내가 서 있는 그 자리도 멀리서 바라보면 또 하나의 그리메가 됩니다.

저는 산그리메를 볼 때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신비스러워서 산그리메처럼 희미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선명하게 보는 순간, 이전에 보지 못하던 것들을 선명하게 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명하게 보는 순간, 이전에 보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깨우침의 신비인 것입니다.

성경 말씀 속에 들어있던 풀꽃, 나무, 돌멩이, 오솔길을 보면서 하나님의 실존을 봅니다.
그 말씀대로 살아간다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또한 아름다운 것임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의 여정에서 ‘저 높은 곳’을 바라보면, 거기에 또 ‘말씀의 그리메’가 있습니다.*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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