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로토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
알베르토 자코메티(스위스, 1901~1966년)의 청동 조각상 '걷는 사람'은 좌절에 빠진 인간의 불안을 섬세한 통찰력으로 표현해낸 20세기 조형미술의 백미로 알려졌습니다.
자코메티의 조각작품들은 부피감을 상실한 작대기 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부피감은 전혀 없 이 골격만 앙상한 인체가 자코메티 작품을 관통하 는 특징입니다.
"거리의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무게가 없다. 어떤 경우든 죽은 사람보다도, 의식이 없는 사람보다도 가볍다. 내가 보여주려는 건 바로 그것, 그 가벼움 이다."-알베르토 자코메티
자코메티가 지적한 대로 우리 인간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둘러싸여 있지만, 사실 내면은 고독한 실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실체는 철사 한 가닥으로 표현될 수 있을만한 가벼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앙상한 작대기 같은 모습은 바로 현대인의 내면을 상징하고 있는 듯합니다. 겉에 뒤덮인 허위와 위선을 덜어내고 덜어냄으로써 내면의 고독과 불안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걷는 사람I'.-지난 12월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은 4월 중순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수요일(Ash Wednesday) 사순절(Lent)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순절은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고백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사순절(Lent)의 어원은 ‘만물의 소생’입니다. 저는 사순 절기를 맞이하는 시간이면 개인적인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올해는 ‘걷는 사람’으로 살아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양한 길을 걸으면서, 물질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무거워진 것들을 가볍게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길에서 만나는 것들을 좀 더 깊게 바라보고자 합니다. 길에서 만난 것들을 기록하면서 생각의 깊이를 더해갈 것입니다.
이제 곧 완연한 봄이 올 것입니다.
새롭게 피어나는 자연의 봄, 다시 한번 새롭게 출발하는 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