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바다의 끝에서 희망을 봅니다.

  • 관리자
  • 2020-01-08 0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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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 세상의 끝은 바다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다의 끝은 낭떠러지 같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가도가도 낭떠러지는 나오지 않고, 결국 긴 항해 끝에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지구는 둥그니까 당연한 결과죠.
이 당연한 것을 주장하다가 중세시대에는 신성모독죄로 화형을 당하기도 했으니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이란 폭력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가늠됩니다.

제주도에서 목회할 적에 바다를 참 많이 봤습니다.
여행하면서 만나는 바다와 살면서 만나는 바다는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섬은 육지인들에게 낭만이지만, 섬에 사는 이들에게는 감옥과도 같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 앞에서 제가 느낀 것 중 하나는, 바다의 끝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바다, 그 바다가 세상의 가장 높은 하늘과 맞닿아있는 신비를 보면서 '낮은 삶'을 묵상했습니다.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있기에 모든 물이 바다로 몰려듭니다. 그때 바다는 좋고 나쁜 것을 선별해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넓은 바다가 되었죠. 그리고 마침내 가장 낮은 곳이 가장 높은 하늘과 이어진 것입니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이 안되는 바다의 끝에서 나는 희망을 본 것입니다.

주현절이 다가옵니다.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심으로 그분이 하느님이심을 증명했습니다.
십자가라는 극한의 처형을 당하심으로 감히 누구도 이르지 못한 부활에 이르심으로 하느님이심을 증명했습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이 문장을 묵상하다가 문득 드는 생각은, 모든 아름다운 문장들이 의미있으려면 일상의 삶으로 살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지않기 위해서라도, 나에게 맡겨진 일을 다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기어이 싹을 내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며 주현절을 맞이합니다.

'바다의 끝'은 저 삶의 밑바닥일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서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볼 수 있는 사람이길 바랍니다.
이미 우리 곁에 오셔서 우리를 도우시는 그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빛을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믿음이요,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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