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나는 단비같은 사람인가?

  • 관리자
  • 2020-01-07 0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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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전역이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산불에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캥거루와 코알라, 우리에서 나오지 못하고 그을려 죽은 목장의 짐승들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을 보면서 산불을 종식할 단비를 내려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어젯밤부터 겨울비가 장맛비처럼 내렸습니다.
새벽예배를 준비하러 나오는 길, 겨울이라면 하얀 눈이 어울리는데 장맛비처럼 주룩주룩 내립니다.
가뭄 끝에 온 비라 반갑고 감사하면서도 호주에도 비가 내려주길 기도했습니다.

비.
여러 종류의 비가 있습니다만, 오늘은 '단비'만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렸던 비였으며, 소중한 비였으면 '단비'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목말라 딱딱해진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 부드럽게 만드는 단비,
가문 대지에서 목말라하던 씨앗들이 단비를 온 몸에 빨아들여 새싹을 낼 힘을 얻고,
들짐승날짐승도 대지에 고인 단비를 마시며 갈증을 해소합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필요한 만큼 내리는 단비.


겨울비를 바라보다 '나는 단비같은 사람인가?' 돌아봅니다.
비는 빈데, 오는듯 마는듯 가랑비는 아닌지, 너무 넘쳐 홍수를 일으키는 비는 아닌지 돌아봅니다.
단비는 딱딱하게 굳은 대지를 부드럽게 하는데,
목사인 나는 행동거지를 잘못하여 교인들의 부드러운 마음을 딲딱하게 굳어지게 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합니다. 내가 먼저 부드러워져야 하는데, 내 마음은 잔뜩 굳어 경직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단비는 차별하지 않습니다.
멋진 나무, 예쁜 꽃에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못생긴 나무, 못생긴 꽃에도 똑같이 내립니다.
단비에 즐거워하는 것은 보기만 해도 빠질것 같은 눈망울을 가진 짐승들뿐 아닙니다.
그냥 무심하게 내릴뿐입니다.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그런데, 내리는 곳마다 생명의 싹을 피워냅니다.
무심(無心)의 도(道)를 봅니다.
그냥 내릴 뿐인데, 그냥 자기를 살아갈 뿐인데 '단비'입니다.


언제, 저 경지에 다다를지 나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달려갈 뿐입니다.
겨울 비 내리는 아침에 '나는 단비같은 사람인가?' 묵상하며, 머나먼 이국 땅 호주에 단비가 내려주길 기도합니다.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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