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꽃과 꽃이 서로 붙잡고 있다.
떨어진 꽃과 남은 꽃이 서로 그리워하듯 그렇게 서로서로 붙잡고 있다.
꽃이 떨어진다고 다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다.
그냥 떨어져 버리는 꽃도 있다. 꽃 피었다고 다 열매를 맺는다면 너무 많은 열매로 실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러므로 열매 맺지 못한 꽃에게 감사를.
그러나 대체로, 꽃이 진자리에는 열매가 맺힌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꽃이 진자리라야 열매가 맺는다.
이건 진리다.
꽃이 지지 않고 열매가 맺힌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므로.
마침내 꽃이 진자리에 열매가 맺혔다.
열매는 익어갈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또 한가지는, 열매가 맺혔다고 다 익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중에는 떨어질 열매들도 있을 것이다.
온갖 세파를 다 이겨낸 열매라야 비로소 익을 수 있다.
익었다는 것은,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생명을 품고 있다고 모두 다 그 생명을 피워내는 것은 아니지만,
꽃을 피운 것들이 해야 할 최선의 결과는 생명을 품은 열매, 씨앗을 품은 열매다.
그러므로 떨어진 꽃과 열매 맺지 못한 열매에게 감사를….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