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느릿느릿 걷기와 묵상”
4월입니다.
걷기에 아주 좋은 계절입니다.
‘걷는 행위’는 자신을 세계로 열어놓는 것 이라고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은 말합니다. 걷는 순간 비로소 인 간은 자신의 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입니다.
Werner Bischof, Andean boy, Cuzco, 1954
“두 발로 걷다 보면 자신에 대한 감각, 사물의 떨림들이 되살아나고 쳇바퀴 도는 듯한 사회생활에 가리고 지워져 있던 가치의 척도가 회복된다.”
오늘날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가치관은 ‘빨리빨리’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그렇게 살아서 행복한지 돌아봐야 하며, 조금 천천히 느릿느릿 살면 정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인지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빨리빨리’는 목적이나 성과중심입니다. 산을 오를 때에도 ‘정상’에 오르는 것이 유일한 목표입니다. 그러나 ‘느릿느릿’은 과정중심입니다. 산을 오르면서 숲이 주는 다양한 신비를 체득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되고, 몸이 힘들면 쉬었다가도 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느릿느릿의 삶’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나흘 길이면 가는 길을 40년 넘게 돌고 돌아간 것이 출애굽 여정입니다. 즉 성경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삶의 방식은 목적중심의 삶이 아니라 과정중심의 삶입니다. 신앙은 노력과 과정이지 목적이나 결과가 아닙니다.*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