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주일에

  • 관리자
  • 2017-10-29 1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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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주일입니다.

‘종교개혁’이라는 주제를 놓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개혁의 대상이 개혁구호를 외치는 현실을 보면서, 이 나라의 종교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 아닌지 자괴감도 들고 그랬습니다.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위해 내건 슬로건은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 오직 말씀), 솔라 그라티아(Sola Gratia, 오직 은혜), 솔루스 크리스투스(Solus Christus, 오직 그리스도), 솔라 피데(Sola Fide, 오직 믿음), 솔리 데오 글로리아(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말씀’입니다. 말씀에 바로 서면 나머지 구호는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 끝에 나는 말씀에 제대로 서 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어떤 말씀은 머리로만 알고, 어떤 말씀은 그 깊은 진의조차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솔직하게는 교만해서, 제법 말씀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말씀은 삶으로 살아가지 않으면 아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앎이란, ‘이론과 실천’의 합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내 눈에 커다란 들보가 끼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 주일을 맞이하면서 회개했습니다. ‘개혁하라!’고 누군가를 말하기보다, 나를 향해 ‘개혁하라!’고 외치는 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신앙인의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신비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바깥을 향해서 ‘개혁하라!’고 할 때에는 마음이 엄청나게 불편했고, 속이 상했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그렇게 말하니 마음이 진정됩니다. 사실, 나를 변화시키는 일도 힘든 일인데,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했으니 마음 자체가 버거웠던 것이지요. 바깥의 불의함에 눈을 감겠다는 것이 아니라, 먼저 내가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한 한 주간이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종교개혁의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바로 나였던 것입니다.*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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