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무척이나 넓은 곳이었어.
어떤 날은 종일 날고 밤을 새워 날갯짓했지 만, 바다의 끝까지 갈 수 없었어. 아니 솔직 하게 말하면 바다의 끝 은 없다고 해야겠지. 끝난 곳은 언제나 시작이었으니까. 아무리 날아도 어디가 끝이고 시작인지 알 수 없었어.
바다가 시작되는 곳부터 끝나는 곳까지 날아보는 것이 이곳 포구에 쉬는 갈매기의 꿈이었단다. 그러나 어느 날 그 꿈을 접었지.
꿈을 포기한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 어느 곳이나 시작이 될 수 있고, 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거야. 그때부터 우린 하늘을 생각했어. 가장 높은 곳까지 날아보자고 했었던 거야. 그러나 그것도 얼마 안 되어 알게 되었어.
가장 높은 하늘과 가장 낮은 바다가 만나는 그곳에서 우리는 바다와 하늘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하늘의 가장 낮은 곳이 가장 높은 곳이고, 가장 높은 곳이 가장 낮은 곳일 수 있다는 것, 바다와 하늘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통한다는 것,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된 후 우리는 가장 가까운 것, 내 곁에 있는 것을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것, 껴안아주는 것이 바다와 하늘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바다와 하늘의 마음을 품고 있음도 알게 되었던 거야.”
김민수의 <갈매기와 바다와 포구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