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12월의 반성문

  • 관리자
  • 2019-12-15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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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서 말만 많이 하고
남에게 사랑을 요구한 날이 많았습니다.
용서를 강조하면서도
사소한 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기쁘게 살라고 조언하면서도
저는 항상 우울하게 살았습니다.
잘 듣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남의 말은 건성으로 듣고 말하기 바빴습니다.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다름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침묵해야 할 때에는 침묵하지 못했고,
말해야 할 때에는 침묵했습니다.
고운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화가 나면 막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감사한 일이 너무 많은데 당연한 일로 여기고 살았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도울 수 있었는데도 무관심했습니다.
기도부탁을 받고도 다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해인 수녀 – 12월의 반성문 축약).

*

그동안 수많은 시로 많은 이들을 위로하던 이해인 수녀가
세상에 공개적으로 쓰는 마지막 시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월간지 <샘터>에 시를 소개해 주셨는데,
마지막 글이라고 했으니 말입니다.
지인으로부터 수녀님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들었고,
최근의 소식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위중한 상황에서도, 이 땅의 삶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은
그간, 시인의 삶이 말로만 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여러분도 ‘12월이 반성문’을 써보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김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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