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목사의 신앙 에세이 – 『안목의 부재』
지난 한 주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문학계를 달궜습니다. 이 작품은 2007년 발표된 작품으로 육식의 폭력성을 거부하고 나무가 되고자 하는 주인공 영혜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욕망으로 억압받는 내면을 다룬 소설입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니 그 소식에 한껏 기쁘면서도, 왜 우리는 이미 2007년도에 나왔던 이 소설이 이렇게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보는 ‘안목’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홀대당하던 작가나 예술작품도 외국에서 인정을 받으면 그제야 ‘세계적인’이라고 추켜세웁니다. 이런 풍토이다 보니, 너도나도 이 나라에서 인정받으려면 외국으로 나갑니다.
한결같이 ‘한국문학의 쾌거’라고 추켜세우는 『채식주의자』는 지난 9년간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입니다. 이미 상을 받기 전에도 ‘좋은 작품’이었음에도, 외국에서 큰 상을 받기 전에는 ‘별것 아닌 것’으로 여기는 우리의 풍토에는 자학, 엽전 의식 같은 것이 깊게 깔렸습니다. 외국에서 인정해 주니 야단법석을 떠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진주를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이런 ‘안목의 부재’는 교회 안에도 깊이 들어왔습니다. 겉모습만 그럴듯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니 너도나도 내면의 신앙을 가꾸기보다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에 열중합니다. 예수님은 그런 이들에게 외식하는 자, 위선자라고 하셨습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보이기 위한 신앙생활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자신을 세우는 깊은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안목 있는 삶을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