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어진 사람들의 미소는 전염된다

  • 관리자
  • 2023-02-17 1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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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은 시인 윤동주의 기일이다.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여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백사마을에 연탄나눔을 시작한지 올해도 7년째다.

2월은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하는 이들에게는 보릿고개와도 같은 시간이다.
겨울 초입에는 이런저런 후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이제 곧 봄이 온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추위로 힘겨워하는 이웃들이 흐릿하게 가려지기 때문에
연탄으로 구들을 덥히는 이들에게 가장 추운 계절은 2월에서 3월 사이라고 한다.

여기에 착안하여 2월 16일, 해마다 3,65kg의 연탄 2천 장 정도를 나누는 봉사활동을 한다.
해를 더할 수록 연탄나르는 일이 쉬워진다.
근력이 붙어서도 요령이 생겨서도 아니라 고지대에 살던 분들이 하나 둘 떠났기 때문이다.
고지대에 살면, 모든 것이 힘들다.
연탄을 나르는 일도, 눈 내린 겨울 오르내리는 것도,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도 모두 힘들다.
그래서,
그냥 재개발이익을 탐하는 이들에게 삶의 터전이었던 집을 넘겨버리고 서울에서 더 먼 곳으로 떠난다.
그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지 고되기만 해서가 아니다.
재개발이 된들, 분담금과 관리비를 낼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이것을 모를까?
다 알면서도 그곳에 사는 이들을 위한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토건새력과 복부인들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기 때문에, 
삶의 터전을 떠나야만 하는 이들의 아픔은 보이지 않는다.

각설하고,
아직 겨울 추위가 남은 날이지만 골목길에 모여 연탄을 나르는 이들의 얼굴에는 함박꽃이 피었다.

"왜, 이렇게 다들 표정들이 예쁘지?"
"서로 보기만 해도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거야?"

그래, 어진 사람들의 미소는 전염되기 때문이리라.
오랜만에 연탄을 지고 계단을 오르고나니 몸은 뻐근하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나눔이 주는 행복은 이런 것이리라.

고린도후서 8장 14절에 이런 말씀이 있다.

"지금 여러분이 풍족한 것으로 그들의 궁핍을 보충해 주면,
그들이 풍족해질 때에 여러분의 궁핍을 보충해 줄 것입니다."

 그걸 생각하며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나누는 사람들은 그 복을 누릴 것이다.
그리고 이미 전염된 행복한 미소는 이미 궁핍한 영혼을 풍족하게 해주었다.

(2023년 2월 16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행사를 마치고/ 그림/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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