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벽이라고,
흙으로만 만들지 않는다
흙벽에는
짚도 들어가고, 수수줄기도 들어가고, 새끼줄도 들어간다
모두 순수 자연에서 온 것이기에
벽이기를 포기하고 무너져 내린 순간부터는
씨앗을 품을 수 있고, 꽃도 피워낼 수 있다
흙벽은 안과 밖을 구분하지만, 차단하진 않는다
추운 겨울 눈바람 불어오면 찬바람 방 안에 들이고
따스한 봄 꽃바람 불어오면 꽃바람 방 안에 들인다
초여름 높새바람 불어오면 마른 바람 방 안에 들이고
늦가을 갈바람 불어오면 시원한 바람 방 안에 들이지
구분은 거룩한 것, 그러나 지나치면 벽을 쌓는 법이다
기도
주님, 거룩과 차별을 구분하는 지혜를 갖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