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어디서든 온 힘을 다해서

  • 관리자
  • 2022-06-12 19: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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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화분에서 자라는 오죽(烏竹)이 마음을 밝게 합니다.
얼마나 잘 자라는지 죽순이 올라오면 ‘우후죽순’을 실감하게 합니다. 죽순은 며칠만 지나면 전부터 자라던 것들보다 더 큰 키로 훌쩍 자라납니다. 거기에다가 겨울을 보내며 타들어간 이파리들은 사라지고, 새록새록 돋아난 연록의 이파리들은 상한 구석도 없이 예쁩니다. 그래서 화분에 가둬둔 것이 미안하기도 하지만, 오죽은 온 힘을 다해서 피어나며 나의 마음을 밝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화분에서 자라는 청사초입니다.
이름을 불러주고 화분에 심겨 있으니 그럴듯할지 모르겠지만, 산길을 걷다보면 지천에 보이는 것이 청사초입니다. 그냥 잡초라고 불리는 식물이요, 흔하디 흔한 식물이지만, 축 늘어진 이파리가 백미중의 백미입니다. 
청사초는 겨울에 이파리가 죄다 말라버려 흔적도 없이 죽은 듯 했습니다. 봄이 왔지만 처음에는 까실한 새싹이 올라오는데 삐죽삐죽 모양새도 없습니다. 새싹은 어지간해서는 다들 예쁘기 마련인데, 청사초의 새싹은 못난이입니다. 그러나 망종(芒種)무렵이면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이파리가 멋집니다.



烏竹 이파리와 靑莎草 이파리가 아름다움을 겨루듯 합니다.
화분에 담긴 식물들을 보면 미안할 때가 많습니다. 감옥에 가둬두고 키우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래서 더 자주 그들을 바라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참 신기합니다.
어디서 피어나든 최선을 다해 온 힘을 다해 피어나는 것입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오죽은 오죽답게, 청사초는 청사초답게 피어나는 것입니다.*

2022년 6월 12일 주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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