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많은 열매를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어릴 적 마당에는 제법 큰 포도나무가 있었습니다.
포도나무 줄기가 지붕까지 타고 올라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맛난 포도는 덤이었습니다.
아버님은 봄이 오기 전에 굵은 줄기만 남겨두고 가지치기(전지)를 하셨습니다.
그늘용으로도 사용하기에 포도원 나무처럼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많은 가지들이 잘려나갔습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새순이 올라오기 전에 전지를 하면, 한 줄기에서 두 줄기의 새순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4월 말 정도가 되면 자잘한 포도 꽃이 송이를 이루고 피어납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또 사다리를 놓고 포도 꽃을 솎아냅니다.
“아야, 이 꽃 다 두면 포도송이는 많겠지만, 열매가 자잘해서 먹을 게 없어.”
아버님은 과실수에서 실한 열매를 맺으려면 꽃을 솎아주고, 가지를 쳐주어야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사과 꽃이나 배꽃을 따주는 이유도 알려주셨습니다.
그때는 그냥 원예에 관한 상식을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철이 들어 생각해 보니 단순히 원예에만 그 진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묵상의 소재를 제공하지만 저는 ‘단순하고 단아하게’라는 묵상을 많이 합니다.
에서 뭔가를 이루고 싶다면 가지치기를 잘해야 합니다.
삶의 잔가지들을 쳐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삶을 풍성하게 해줄 새순이 올라옵니다.
그런 새순에서만, 우리는 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1년 5월 2일 주보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