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 많은 것을 보면서 살아갑니다.
아침부터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영상과 뉴스를 봅니다.
그러나 많이 본다고 잘 보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에 아무것도 깊이 보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관조(觀照)’는 무엇인가를 판단하고 분석하기 전에,
그 존재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도록 찬찬히 바라보는 것입니다.
시몬 베유는 이런 ‘주의 깊이 바라봄(attention)’을 영적인 삶의 중요한 태도로 여겼습니다.
출애굽기의 모세는 광야에서 불타는 떨기나무를 보았습니다.
오랜 광야 생활에서 떨기나무는 낯선 것이 아니었겠지만 그날 그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내가 돌이켜 가서 보리라.”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의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신앙은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일이 아니라 늘 보던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을 다시 보고,
늘 걷던 길을 천천히 걸으며,
힘들어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입니다.
모세는 떨기나무를 보았고,
하나님은 애굽에서 고통받는 백성을 보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은 마침내 하나님께서 바라보고 계시는 사람들을 향하게 됩니다.
우리의 일상이 거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잠시 멈추고 돌이켜 보십시오.
그곳에서 오래전부터 우리를 바라보고 계셨던 하나님의 시선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