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바람 앞에 선 사람은 누구나

  • 관리자
  • 2026-08-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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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 바람이 시원하다.
며칠 동안 숨이 막힐 듯한 무더위가 이어졌기 때문인지 스쳐 가는 바람 한 줄기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다.

바람을 맞으며 ‘경계’에 대해 생각한다.
자연에는 경계가 없다.
그러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은 분명하다.
산은 산이고, 강은 강이며, 하늘은 하늘이다.
산은 강에게 왜 나와 다르냐고 묻지 않고, 강은 하늘처럼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서로 다르지만 그 다름 때문에 비교하거나 밀어내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은 끊임없이 경계를 긋는다.
이 땅과 저 땅 사이에 선을 긋고 철책을 세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민족과 인종, 이념과 종교로 선을 긋는다.
처음에는 다름을 구별하기 위한 선이었겠지만 어느 순간 그 선은 높은 담장이 되고, 차별이 되고, 혐오가 된다.
왜 그렇게 경계를 지키려 하는 것일까.
어쩌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내가 그어놓은 선을 넘어올까 두려워 문을 닫고 담을 높인다.

문득 가나안 여인이 생각난다.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는 오래되고 높은 경계가 있었다.
그러나 자식을 살리고 싶은 한 어머니의 절박한 사랑이 그 경계 앞에 섰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개가 되어도 좋다는 그 사랑과 믿음 앞에서 오래된 경계가 흔들린다.
사랑은 경계를 넘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순간 경계보다 사람이 먼저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바람이 분다.
바람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넌다.
철책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선한 사람에게만 불어오는 것도 아니고 악한 사람을 피해 가지도 않는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 무엇을 믿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묻지 않는다.
바람 앞에 서기만 하면 된다.
바람 앞에 선 사람은 누구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문득 하나님의 사랑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아침에도 내가 그어놓은 수많은 경계 위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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