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부모 공경이란 무엇일까?

  • 관리자
  • 2026-05-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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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Valence(발랑스)에 있는 ‘RESIDENCE ROCHECOLOMBE’라는 노인 레지던스를 찾은 적이 있다.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하나같이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곱게 단장한 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방문객이 있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그분들은 매일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향한 예의로, 자신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늙어가는 존재이기 전에, 끝까지 자신을 지키려는 존재라는 사실을.

우리는 노년을 쉽게 ‘돌봄의 대상’으로만 여긴다.
그러나 그곳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말없이 증언하고 있었다.
노년은 보호받아야 할 시간이기 이전에 존중받아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부모를 공경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잘 모시고, 필요한 것을 챙겨드리는 것을 공경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부모를 공경한다는 것은 그분들이 마지막까지 존엄을 잃지 않도록 지켜드리는 일이다.
스스로를 단정히 하고,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 자리를 지켜드리는 것,
그것이 진짜 공경이다.

노년의 시간은 단순하지 않다. 
몸은 약해지고, 기억은 흐려지고, 이전에는 쉽게 하던 일들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 속에서 실수도 늘어나고, 자존감은 쉽게 무너진다.
그때 필요한 것은 참아주는 태도가 아니라 이해해주는 시선이다.
무엇을 더 해드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삶의 무게를 존중해주는 일이다.

어쩌면 공경의 가장 깊은 모습은, 부모를 위해 무엇을 해드리는 데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그분들이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곁에 서주는 것,
바로 그 자리에 함께 머무는 것이 아닐까?
그때 우리는 비로소 사랑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다.
"땅에서 잘 되고 장수하리라."
땅에서 잘되고 장수하는  일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하면서,  약속있는 첫 계명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면 삶이나 신앙의 밸런스가  문제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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