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후회하시고, 근심하셨다(창 6:5,6).”
이 말씀을 두고 어떤 이들은 말합니다.
하나님은 실수하거나 실패하시는 분이 아니시니,
이것 또한 미리 계획된 구원의 일부라고.
그럴듯한 해석입니다.
그러나 이 해석을 끝까지 밀고 가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악과 폭력마저 하나님의 계획으로 설명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전쟁과 학살, 억압까지도 “하나님의 구원사”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조차 그렇게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서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서는 분명하게, 하나님이 후회하시고 근심하신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세상의 현실 앞에서 거리를 두고 계신 분이 아니라,
실제로 아파하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의 동역자로 부르시고 그 관계 속에서 함께 아파하시는 분입니다.
인간의 선택이 세상을 어그러뜨릴 때,
하나님은 그 결과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 안에서 함께 근심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후회와 근심은 부족함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과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파토스(정념)입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강제로 바로잡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하지도 않으십니다.
인간의 불의로 인해 하나님의 뜻이 어그러지는 듯 보일 때에도,
하나님은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십니다.
하나님의 구속사는 잘 짜인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원하시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마음으로 다시 생명의 길을 여십니다.
그래서 우리의 소망은 모든 것이 이미 계획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기쁨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