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고요한데, 그 고요 아래에서 도시들이 무너진다.
평화를 말하는 목소리는 크지만, 그 말이 지나간 자리에는 잿빛 연기와 울음이 남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안보와 정의를 말하지만,
그들의 결정은 너무도 쉽게 타인의 삶을 전장의 숫자로 바꾸어 놓는다.
버튼 하나, 명령 한 줄, 그리고 떨어지는 폭탄.
책상 위에서 내려진 판단은 행복한 가족의 삶, 평온한 아이들의 밤을 산산이 깨뜨린다.
전쟁은 늘 ‘불가피함’이라는 옷을 입는다.
그러나 그 옷 안에는 두려움과 힘의 과시가 숨어 있다.
강한 자의 계산은 치밀하지만,
약한 자의 죽음은 통계로만 정리된다.
무고한 이들의 얼굴은 흐릿해지고, 지도 위의 표적만 또렷해진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목도하는 폭력의 방식이다.
성서는 생명을 가장 먼저 둔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은 단순한 도덕 문장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경계선이다.
그 선을 넘어설 때, 아무리 고상한 명분을 붙여도 폭력은 폭력일 뿐이다.
평화를 말하며 폭탄을 떨어뜨리는 모순은 결코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교회는 어느 제국의 편도 아니다.
교회는 상처 입은 자의 편이다.
힘으로 눌러 만든 침묵은 평화가 아니다.
참된 평화는 적을 제거하는 데서 오지 않고, 서로의 두려움을 내려놓는 데서 시작된다.
전쟁을 반대하는 것은 순진함이 아니라 신앙의 양심이다.
우리는 묻는다.
이 폭력이 정말 생명을 살리는 길인가. 아니면 또 다른 증오를 낳는 씨앗인가.
하늘은 여전히 침묵하고, 바다는 묵묵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무너진 집 잔해 속에서 울고 있는 아이의 편에 서 계신다.
교회는 그 자리에서, 생명의 편에서,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폭력은 평화를 낳지 못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