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마지막 주일, 우리는 또 한 번 시간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달력 한 장을 넘기는 일은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하루하루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을 것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견뎌야 했던 피로와 염려, 말로 다 하지 못한 눈물까지.
하나님은 그 모든 시간을 알고 계십니다.
올해 우리는 함께 웃었고, 함께 예배했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예배당의 불이 켜질 때마다,
자리를 지켜주신 여러분의 발걸음은 교회를 살리는 작은 기적이었습니다.
신앙은 대단한 결단보다,
이런 성실한 반복 속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여러분을 통해 다시 배웁니다.
마지막 주일에 서서, 저는 새해를 서두르지 않으려 합니다.
잘 마무리하는 사람이 다음 걸음을 단단히 내딛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하지 못한 순간까지도 하나님께 맡기고,
용서하지 못한 마음은 천천히 풀어놓읍시다.
충분히 애썼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도 허락해 주십시오.
새해가 밝아도 삶은 곧장 쉬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하나님은 늘 우리보다 한 걸음 앞서 계셨고,
우리가 지칠 때마다 곁에 서 계셨습니다.
그 동행을 믿고, 오늘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서로를 축복합시다.
여러분의 가정 위에 평안이,
일상 위에 소망이,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한 용기가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끝과 시작이 만나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함께 걸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 안에서, 늘 고맙습니다.
2025년 12월 28일 김민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