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2025성탄절메시지] 빛은 이미 왔다

  • 관리자
  • 2025-12-2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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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이 되면 세상은 잠시 밝아진다.
거리에는 불이 켜지고, 음악이 흐르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넨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밝아진 것은 거리이지, 세상은 아니라는 사실을.

성탄 이후에도
전쟁은 멈추지 않고,
가난은 여전하며,
눈물은 계속 흐른다.
그래서 우리는 묻게 된다. 도대체 성탄의 기쁜 소식은 무엇인가.

요한복음은 성탄을 따뜻한 탄생 이야기로 시작하지 않는다.
요한은 말한다.


“빛이 어둠 속에 비치되,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요한복음 1:5).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빛이 왔다는 선언은, 어둠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어둠은 여전히 있지만, 빛이 그 한가운데 들어왔다는 고백이다.
그래서 성탄은 모두에게 기쁜 소식이 아니었다.

어떤 이들에게 성탄은 불편한 소식이었고, 익숙한 질서를 흔드는 위협이었다.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 인간의 삶이 새나 개미의 삶보다 더 힘든 것은 아니다.”
이 말은 현실을 모르는 낭만이 아니다.
오히려 삶에 짓눌린 이들이 자기 존재까지 부정하지 않도록 붙들어 주는 말이다.

성탄의 빛도 그렇다.
이 빛은 우리의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아직 버려지지 않았다는 사실, 어둠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증언한다.
성탄의 빛은 눈부신 조명이 아니라,
어두운 밤길에서 다음 발걸음을 겨우 내딛게 하는 작은 등불과 같다.
그래서 성탄 이후에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빛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외면할 것인가.

성탄의 기쁜 소식은 이것이다.
아직 어둡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빛은 이미 왔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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