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대림절을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시간’이라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익숙한 말이어서,
어쩌면 그 기다림이 막연하거나 습관처럼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서가 말하는 기다림은 적극적 기다림입니다.
그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
마음을 준비하고, 깨어 기도하며, 자신을 정화하는 시간입니다.
대림절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견디는 계절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을 다시 하나님 앞에 놓고,
지금 내 영혼이 어디쯤 와 있는지를 되묻는 시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알 수 없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도리어 언제 올지 모르기에 항상 깨어 있으라 하셨고,
그 깨어 있음이 바로 신앙의 태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다림은 곧 영적 긴장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시 찾아오실 때,
나의 삶은 그분을 영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되묻는 시간입니다.
대림절은 그래서 고요한 회개의 시간입니다.
나를 비워야 진정 그분을 모실 수 있습니다.
한 해 동안 쌓인 분주함, 욕심, 분노, 자기 연민,
그 모든 것들을 조용히 내려놓고,
주님의 길을 곧게 하고,
마음의 골짜기를 메우고,
교만한 산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한 때입니다.
대림절은 말하자면, 영혼의 청소 기간입니다.
우리 마음에 아직도 분노가 가득 차 있다면,
아직도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면,
아직도 하나님 앞에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 모든 것들을 조금씩 정리하는 계절입니다.
하나님은 메마른 마음에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준비된 영혼에 조용히 찾아오십니다.
깨어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방문이 놀라운 사건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빛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라,
이미 어둠 속에서 빛을 기다리며
조용히 촛불을 켜고 있었던 자들에게
조금 더 선명하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대림절은 그래서 ‘영혼의 감각을 되살리는 시간’입니다.
감각이 죽은 시대에,
무감각과 피로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하나님의 오심은 마치 먼 소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분은 언제나 오고 계셨고,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 자는
지금 이 자리에서 이미 그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림절.
그 기다림은 겨울의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영적 예민함이며,
이 시대의 무감각에 맞서는 내면의 깨어남입니다.
그 깨어 있음이,
우리 모두의 영혼 안에서 다시 살아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