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의심을 믿음의 반대말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다 보면, 의심이야말로 믿음을 더 깊게 만드는 통로임을 발견하게 됩니다. 완고해진 확신을 흔들고, 사랑을 잃어버린 신앙을 새롭게 하는 힘이 바로 의심입니다.
마가복음에 나오는 한 아버지는 병든 아들을 예수께 맡기며 이렇게 외쳤습니다.
“주여,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막 9:24)
믿음과 불신이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모순, 그 자리에서 진짜 믿음이 태어납니다.
아브라함도 갈 바를 알지 못했지만 믿음으로 길을 떠났습니다(히 11:8).
불안은 무지가 아니라, 하나님께 붙잡힌 자가 경험하는 창조적인 긴장입니다.
도마는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서야 믿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를 나무라지 않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고 말씀하셨습니다.
심지어 세례 요한도 감옥에서 “오실 그분이 당신이십니까?”(마 11:3)라고 물었지만, 예수님은 그 의심을 꾸짖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행한 일로 대답해 주셨습니다.
때로 의심은
내 안의 불빛을 흔들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더 깊은 밤하늘을 본다.
믿음은
답을 가진 자의 고요가 아니라
질문을 안고 걸어가는
낯선 길 위의 동행이다.
의심은 믿음을 허무는 적이 아니라, 믿음을 단단히 세우는 하나님의 사자입니다.
너무 빨리 만족하지 않도록 우리를 일깨우며, 더 깊은 신뢰와 순종으로 이끌어 줍니다.
그러므로 의심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질문을 안고 하나님께 나아갈 때, 우리의 믿음은 더욱 살아 있는 여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