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묵상 44 -잊혀진 지혜와 거꾸로 선 세상(9:13-18)
나는 늘 “지혜가 무기보다 낫다”고 말해 왔지만, 가난한 사람의 지혜가 멸시 받는 것을 보았다.
아무도 가난한 사람의 말에 더 이상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9:15)
작은 성읍이 강한 왕에게 포위되었을 때, 가난한 한 지혜자가 성읍을 구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잊었다.
전도자는 말한다.
지혜가 힘보다 낫고, 조용한 지혜자의 말이 군중의 외침보다 낫다.
그러나 세상은 늘 거꾸로다.
지혜는 멸시받고, 가난한 자는 기억되지 않는다.
세상은 본질을 잊어버린다.
성읍을 지킨 것은 군사력이나 재물이 아니라 가난한 자의 지혜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힘 있는 자의 이름만을 기억하고, 그 지혜자는 곧 잊혔다.
전도자는 이 불합리를 바라보며 탄식한다.
우리네 역사 속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었다.
이름 없는 민중 지도자들, 신앙과 양심으로 저항하던 성인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을 잊을 뿐 아니라 모욕하기도 한다.
친일 행적을 덮고 미화하는 이들이 역사를 다시 쓰려 하고,
심지어 독립기념관장 같은 이들 조차 그 정신을 훼손하는 손에 맡겨지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예수의 길도 이와 같다.
그분의 가르침은 당대 권력자들에게 멸시받았고,
십자가라는 가장 수치스러운 자리에서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길이야말로 구원의 길이 되었고, 지금도 사람들을 살린다.
세상은 늘 거꾸로다.
군중은 요란한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권력은 스스로를 높이며, 부는 역사를 재단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잊힌 자들의 지혜를 기억하신다.
역사는 왜곡될 수 있어도, 하나님의 기억 속에는 그들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는다.
기도
하나님,
세상은 힘을 기억하고 권력을 추억하지만,
주님은 잊힌 자들의 지혜를 귀히 여기시는 줄 믿습니다.
독립을 위해 흘린 피와 눈물이 모욕당하고,
진실이 거짓에 묻히는 현실을 보며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주님, 가난한 지혜자의 말을 기억하시듯,
이름 없는 성인들, 민중 지도자들, 독립투사들의 삶을 영원히 기억해 주옵소서.
우리도 요란한 외침이 아니라, 조용한 지혜의 길을 걷게 하시고,
거짓과 왜곡의 시대 속에서도 진리를 붙드는 용기를 주옵소서.
잊혀져도 주님 앞에만은 기억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