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묵상 42 –주어진 날을 기쁘게 살라(9:7-10)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셔라.
하나님은 네가 하는 일을 이미 기쁘게 받으셨다.”
(전도서 9:7)
전도자는 인생의 날이 길지 않고,
미래가 불확실하며,
의인과 악인 모두가 죽음이라는 동일한 결말에 이른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기쁨으로 누리라고 권한다.
주어진 음식을 감사히 먹고,
사랑하는 이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맡겨진 일을 힘써 감당하는 것, 이것이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의 선물이다.
김훈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글은 전도자의 권면을 현실 속에서 되새기게 한다.
그는 화장장에서 본 뼛가루를 ‘흐린’이라는 형용사로 묘사하며,
죽음이 놀라울 만큼 가볍다고 말한다.
금방 있던 사람이 금방 사라지고,
남은 것은 한 되 반의 가벼운 뼛가루뿐이다.
이 가벼움은 슬픔과 무관하며, 오히려 삶의 무거움을 버틸 힘이 된다.
죽음을 가볍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삶을 하찮게 여긴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삶의 소중함을 알기에 미련을 덜고,
빚을 갚고, 남겨진 것들을 정리하며,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아낀다.
전도자가 말한
‘의복을 항상 희게 하고 머리에 향기름을 바르라’는 권면은,
매일을 감사와 기쁨으로 준비하라는 뜻이다.
또한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라’는 말은
죽음 이후에는 기회가 없음을 상기시킨다.
죽음의 가벼움은 삶의 무게를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준다.
그 힘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오늘의 밥상,
사랑하는 이의 손길, 땀 흘린 노동 속에서 주어진다.
오늘을 충실히 사는 것이 죽음을 가볍게 맞이하는 준비이며,
동시에 하나님이 주신 인생의 선물을 가장 잘 누리는 길이다.
기도
주님, 오늘의 밥상을 감사히 받게 하시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귀히 여기게 하소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늘을 성실하게 살게 하소서.
빚을 갚고,
미련을 덜고,
깨끗하게 떠날 준비를 하며 살게 하소서.
저의 손이 하는 일을 힘을 다해 감당하게 하시고,
주어진 날을 기쁨과 평안으로 채우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