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묵상 37-해 아래의 혼돈과 하나님 아래의 정의(전도서 8:9-14)
“나는 해 아래서 이런 모든 일을 보고,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여 해롭게 하는 때를 보았다.
내가 또 보니 악인이 장례 지내고,
거룩한 곳을 드나들던 이들이 그들의 행위 때문에
그 도시에서 칭송받는 것을 보았다.
이것도 헛되다.
악한 일에 대한 판결이 속히 집행되지 않으니,
사람들이 악을 마음껏 행한다.
죄인이 백 번이나 악을 행하고도 오래 사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들이 잘 될 것을 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들은 그의 앞에서 떤다.
악인은 잘되지 못하고, 그의 날이 그림자처럼 짧아질 것이다.
그들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이런 헛된 일도 있다.
의인에게는 악인이 받아야 할 일이 일어나고,
악인에게는 의인이 받아야 할 일이 일어난다.
나는 말한다. 이것도 헛되다.”
(전도서 8:9–14)

전도자는 해 아래서 반복되는 모순을 목격한다.
권력을 가진 자가 사람을 해롭게 하고,
악인이 오히려 장례에서 존경받고, 거룩한 곳을 드나든 자가 칭송을 받는다.
이것이 세상의 현실이다.
더 기이한 것은 악한 일의 판결이 늦어지는 일이다.
그 사이 사람들은 악을 담대히 저지른다.
정의의 지연은
악인의 대담함을 키우고, 의인의 마음에 의문을 심는다.
현실의 시계로 보면, 악인이 오래 살고, 의인이 일찍 생을 마치는 경우도 있다.
해 아래서는 권선징악의 법칙이 종종 깨진다.
마땅히 악인이 받을 징계가 의인에게, 마땅히 의인이 누려야 할 상이 악인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전도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선언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잘 될 것이다.”
이것은 현실을 모른 채 한 말이 아니다.
그의 눈은 ‘해 아래’가 아니라 ‘하나님 아래’를 본다.
하나님 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분명하다.
정의는 더디지만 반드시 이르고, 선한 수고는 헛되지 않는다.
그날이 오면,
악인은 그 날이 그림자처럼 사라지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빛 가운데 서게 될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일부일 뿐이다.
하나님은 처음과 끝을 아신다.
그래서 신앙은 지금의 혼돈을 끝까지 견디는 용기다.
기도
주님,
세상의 모순 속에서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악인이 높아지고 의인이 고통받는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정의를 신뢰하게 하소서.
판결이 늦어져도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보상이 더디와도 믿음을 놓지 않게 하소서.
저의 시선을 해 아래의 혼돈이 아니라
하나님 아래의 질서에 두게 하소서.
마침내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주님을 기다리며,
그날이 오기까지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