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묵상 31 – 의로움과 악함 사이의 균형(7:15-18)
"온갖 일을 내가 다 보았어요, 허무한 삶을 살면서요.
의인이 의롭게 사는데도 망하는 수가 있고,
악인이 악한 짓을 하는데도 오래 사는 수가 있었지요."
(7:15/새한글성경)
삶을 오래 지켜본 자라면 안다.
선한 사람이 일찍 세상을 떠나고,
악한 자가 천수를 누리는 아이러니한 광경을.
전도자는 말한다.
“나의 헛된 날에 내가 본 것이라.”
그는 헛됨을 철학이 아닌 현실로 보았다.
너무 의로워서 스스로 무너지지 말며,
지혜자라 여기며 멸망의 길에 들지 말라.
이 구절은 불편하다.
우리는 늘 의롭게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의로움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를 보면 주춤한다.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정의가 패배하는 세상은 의인의 결단마저 조롱한다.
욥의 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고통받는 것은 네가 죄를 지었기 때문이다.”
인과응보의 틀은 단순하고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논리가 진리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로워도 고통받을 수 있고, 악인도 평안히 잘 살 수 있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죽었고,
순교자들은 세상에서 실패한 자처럼 스러졌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도 완전한 승리를 거둔 자들이다.
신앙이란 인간의 눈이 아닌 나님의 눈으로 삶을 다시 바라보는 것이다.
의로움은 세상에서 상 받기 위한 거래가 아니며,
악인의 번영은 심판의 유예이지 축복은 아니다.
그래서 지나친 의로움도, 지나친 악행도 피하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절대의 기준이 아니다.
하나님의 자리에서 세상을 재단할 수 없는 피조물일 뿐이다.
정의롭되 자기의 의에 갇히지 않고,
죄인이되 죄를 미화하지 않는 것.
그 두 자리에 동시에 서는 법을 배우는 것.
그것이 지혜이고, 신앙이다.
그러므로 오늘도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주님,
제가 욥의 친구들처럼 판단하지 않게 하소서.
겉모습으로 승패를 재지 않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게 하소서.
의로움에 도취하지 않게 하시고, 악에 물들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시선으로 오늘을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