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묵상 29 – 억눌림과 울분, 그리고 내면의 적(7:7-10)
"정말로 압제는 지혜로운 사람을 어리석게 만들고,
뇌물은 마음을 파괴한다.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고,
참는 마음이 거만한 마음보다 낫다.
성급하게 마음을 터뜨리지 마라.
노여움은 어리석은 자들의 품에 머무는 법이다.
예전의 날들이 지금보다 더 나았다고 말하지 마라.
그것이 지혜에서 나온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도서 7:7–10)
압제는 지혜로운 자를 무너뜨린다.
울분은 정직한 사람을 먼저 찌른다.
자본의 구조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성공은 신화가 되고
정직한 삶을 살았어도 성공을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 사람이라 평가받는다.
뇌물은 은밀하게 진실을 잠식하고, 거짓은 환호 속에 박수 받는다.
이런 시대에
정직하게 살아가려는 사람은 분노를 꾹꾹 눌러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 울분의 화살은 세상을 향해 날아가기 전에
자기 가슴에 깊이 꽂히고, 자기 자신을 해친다.
하워드 서먼은 말했다.
지옥에는 세 마리의 개가 있다고— 두려움, 위선, 증오.
압제받는 사람의 내면에는
두려움이 뿌리내리고,
그 두려움은 위선으로 위장되고,
그 위선은 증오로 터져 나온다.
성경은 말한다.
“성급하게 마음을 터뜨리지 말라.”
그러나 터지지 않은 울분은 다시 사람을 병들게 한다.
그렇기에 전도자의 말은 현실을 외면하며 한 말이 아니다.
오히려 전도자는 압제와 뇌물, 그 속에서 부서지는 인간의 마음을 본 자다.
그래서 말한다.“끝이 시작보다 낫다.”
시작은 억눌림일지라도, 끝은 다를 수 있다고.
“참는 마음이 거만한 마음보다 낫다.”
참음은 체념이 아니라, 울분이 나를 찢지 않도록 지키는 방패다.
분노를 외면하지 마라.
그러나 그 분노에 휘둘리지도 마라.
그것은 내가 품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앞에 내려놓고 맡길 것이다.
“예전의 날이 지금보다 나았다”고 말하지 마라.
그 말은 현실을 회피하려는 유혹이다.
현재를 견디기보다 과거를 미화하려는 환상이다.
하나님께 울분을 맡기라.
세상이 어그러질수록 그 속에서 나의 내면이 망가지지 않도록.
하나님의 정의는 더디 오지만, 참는 마음에서 싹튼다.
억눌린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울분을 정직하게 직면할 때
그 울분은 내 영혼을 뚫고 지나 기도가 되고, 눈물이 되고,
마침내 희망이 된다.
그러므로 기억하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세상이 지운 짐,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강요된 무게,
울분과 두려움, 위선과 증오라는 지옥의 사냥개들 속에서도 예수는 말씀하신다.
“너희의 짐을 내려놓으라.
너희의 억울함을, 너희의 분노를,
너희의 상처와 절망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하나님은 정의의 때를 기다리게 하시되, 그 기다림 속에 지친 자의 영혼은
먼저 부르시어 안식으로 품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