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묵상 24 – 저마다의 몫을 누리는 기쁨
“사람이 하나님께 받은 바, 그 몫을 받고,
수고함으로 즐거워하는 것이 선하고 아름다운 줄을 내가 보았나니,
이것이 그의 몫이로다.”
(전도서 5:18)

코헬렛은 반복해서 강조한다.
수고는 헛되지 않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저마다의 ‘몫’을 주셨고,
그 몫을 얻기 위해 수고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의 기쁨이며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노동의 수고를 저주로 오해한다.
하지만 전도자의 관점은 다르다.
수고는 삶의 일부이자,
그 수고를 통해 얻은 것을 누리는 일상이
하나님 나라의 모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고백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다.
코헬렛은 알고 있다.
시대가 악하면, 수고해도 누릴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그렇다.
노동은 소외되고,
대가는 착취당하며,
‘열심히 일하면 성공한다’는 신화는 자본의 논리에 짓눌린 허상에 불과하다.
얼마 전,
외국인 노동자를 괴롭히는 영상 하나를 보았다.
그들은 땀 흘려 일하지만 사람답게 대우받지 못하고,
때로는 폭력과 모욕 속에 살아간다.
그들의 수고를 가로채고, 고통 위에 누군가의 풍요가 쌓인다.
이것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코헬렛은 말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사람이 자기 수고로 말미암아 먹고 마시며
좋아하게 하시는 것이다.” (5:19)
다시 말해,
수고 없이 얻는 복은 축복이 아니라 탐욕의 기만일 수 있다.
그렇기에 오늘날 기복신앙은 코헬렛의 지혜와 충돌한다.
기도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믿으며,
노력과 책임은 외면하는 신앙.
이런 신앙은, 인간의 현실을 왜곡시키고 하나님의 뜻을 상품화한다.
“그는 자기 생명의 나날을 깊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에 기쁨을 주시기 때문이다.” (5:20)
이 말씀은 단순한 정신 승리가 아니다.
수고의 기쁨은 고통을 잊게 하는 힘이 있고,
하나님의 선물은 오늘의 삶에 깃든다.
하나님의 선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흘리는 땀과 웃음 속에 있다.
저마다의 몫을 존중받고, 그 몫을 정직하게 누릴 수 있는 세상,
그것이 하나님의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