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설거지와 닭살 발골

  • 관리자
  • 2025-07-2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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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초복을 맞아 교회에서 육개장을 준비했습니다.
삶은 닭에서 뼈를 바르고, 살만 넣어 푸짐하게 끓여 내놓은 육개장은 일품이었습니다.
육개장을 나누며 교인들이 무더운 여름 더위에 지치지 건강하길 기도했습니다. 

그 주간 식사 당번이라 설거지를 맡았는데,
음식물 찌꺼기 속에 닭살이 남아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애완견 ‘뽀뽀’에게 줄 요량으로 살점을 골라내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살이 많았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려는데 발골을 마친 닭 뼈가 있었습니다.
어떤 뼈에는 제법 살이 붙어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많은 육개장을 준비하다보니 모가지 뼈에 붙은 살까지 세세하게 다 발라내지 못한 것입니다.  그냥 버리기 아까워 “뽀뽀는 좋겠네”하고 살을 바르다 보니, 제가 좋아하는 목뼈 부위의 살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가 먹을 생각으로 살을 발랐습니다. 그렇게 모은 닭살은 두 끼는 족히 될 양이었습니다. 

닭살을 바르며 어머니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 어머니였더라면 남은 뼈를 다시 삶아 우려내어 국물을 냈을 것이고, 뼈에는 남은 살이 하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제게는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만약 어머니 손에 이런 닭 뼈가 들어왔다면 분명 우리 몰래 뼈에 붙은 살을 다 발라내시고, 뼈를 우려내어 따뜻한 닭곰탕을 끓여 내주셨을 것입니다. 그 언젠가 생선가게에서 버린 고등어대가리를 가져와 깨끗이 씻어 연탄불에 구워주셨던 것처럼 말이죠. 남은 것, 작은 것도 살뜰하게 챙기시며 어떻게든 식탁을 차려내시던 어머니의 손길이 떠오르자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지나간 절약의 미덕과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설거지를 하며,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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