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들녘을 걷다가 이름 모를 풀들을 만났다.
사람들은 그것을 ‘잡초’라 불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풀들마다 고유한 잎맥이 있고, 꽃을 피우고, 씨를 맺는다.
생태학자들은 말한다.
잡초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낸 개념일 뿐이라고.
‘우리에게 유익하지 않다’는 기준 하나로
수많은 식물이 쓸모없는 잡초라고 낙인을 찍는다.
그러나 유해식물,
심지어 기생식물조차도 생태계의 균형 속에서 제 역할이 있다.
이 생각은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타인을 ‘쓸모없다’고 단정짓는가.
속도가 느리다고, 능률이 낮다고,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사회 부적응자’, ‘문제아’, ‘낙오자’의 딱지를 붙인다.
심지어는 잡초를 제거하듯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떤 생명도 쓸모없다고 여기지 않으신다.
속도가 다르고, 방향이 다르고, 모습이 다를 뿐,
모든 생명은 다만 ‘다를’ 뿐 ‘덜한’ 존재는 없다.
잡초라 불린 풀꽃들도 계절이 바뀌면 나비의 집이 되고,
새의 그늘이 되고, 벌의 식탁이 된다.
그처럼, 오늘도 어디선가 ‘잡초 같은 존재’로 불리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조용히 창조세계를 돌보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