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길을 걷습니다.
많은 이들이 손쉽게 지나쳐 가는 넓은 길이 아니라,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좁은 길을.
비좁고 울퉁불퉁하여,
걸음마다 마음이 저릿해지는 그 길을.
때로는 실패한 것만 같습니다.
왜 나는 이토록 느리고,
왜 나는 이렇게 외로운가.
내가 잘못 산 건 아닐까,
이 길이 어쩌면 아무 의미도 없는 건 아닐까,
가끔은 마음 한 켠에서 속삭이는 불안에 발이 멈춰섭니다.
그러나 문득,
작은 풀꽃 하나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가
이 길이 여전히 생명의 길임을 알려줍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지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다.”
나는 지금
수많은 이들이 외면한 그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나는 지금
세상의 영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숨결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비록 세상이 보지 못하고,
비록 나조차 흔들릴지라도,
주님은 이 길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리고 때로는,
길가에 피어난 작은 풀꽃을 통해,
지친 내 어깨를 스치는 바람을 통해,
조용히 속삭이십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나는 너와 함께 이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니 오늘도,
비록 느리고 부족할지라도,
나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좁은 길,
좁은 문,
생명으로 향하는 이 길을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