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봄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혹시라도 서울 하늘에도 봄꽃이 피었을까 ‘서울숲’을 찾았지만,
꽃샘추위 때문인지 아무런 흔적도 찾질 못했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이지요.
야생은 정해진 시간표를 성실하게 따릅니다.
싹을 틔울 때와 꽃을 피울 때, 꽃을 떨구고 열매를 맺어야 할 때를 잘 압니다.
그 시간표를 따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열매를 따기까지의 과정을 충실히 하지 않고 열매 그 자체에만 집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매화는 한 겨울에도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동백도 그렇지요.
제주는 수선화가 12월 초에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 다음에 비파가 피고, 동백, 매화, 복수초가 피어나면
노루귀, 바람꽃, 생강나무, 산수유, 개나리, 살구, 벚꽃이 피어납니다.
이런 순서는 꽃샘추위에 따라 일주일 어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꽃 피는 순서는 불문율처럼 반드시 지켜집니다.
‘자기의 때’가 있고, 그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간혹, 자기의 때가 아닌 때에 피어나는 꽃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바보꽃’이라고 합니다. 바보꽃은 절대로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꽃이 피는 황홀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 결정적인 찰나를 위해 봄꽃은 지난 봄 꽃이 진 후부터 에너지를 응축하고, 집중합니다.
그러니까 꽃 한 송이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들어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합니까?
그리고 어느 때에 내 삶이 활짝 피어날 것을 기대합니까?
혹시,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다 응축하고 집중해야하는 수고를 놓치고 살지는 않습니까?
인생의 꽃을 피우려면 수많은 것들이 작용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가십시오.
때가 되면 반드시 피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