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가지고 우리가 기도할 것이 무엇이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하나님의 한 가족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아픔에 무관심하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미 1961년, 1980년 두 번의 ‘군사쿠데타’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민족보다도 ‘쿠데타’로 인한 아픔을 잘 아는 민족입니다.
국민을 지켜야할 군인들이 그 총부리를 국민에게 겨누는 것, 그것이 쿠데타입니다.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 아픈지 함석헌 선생은 우리 민족을 ‘수난의 여왕’이라고 불렀습니다.
수난의 여왕이기에, 이미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우리는 그들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전해지는 외신 뉴스를 보면서,
저는 1980년 광주의 영상이 겹쳐져서 잠을 잘 이루지 못했습니다.
80년 광주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습니다.
1948년 제주의 4.3항쟁은 더욱더 그랬지요. 근현대사는 너무 비참합니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기쁨도 잠시 외세에 의해 분단을 강요당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고,
분단 이후, 부정부패한 정권에 대항하는 4.19혁명(미완의 혁명)이 일어났지만,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 ‘혁명’은 미완의 혁명이 됩니다.
1980년, 서울의 봄도 잠시, 또다시 군사쿠데타로 겨울공화국으로 회귀했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2016년 촛불혁명으로 지금의 민주주의를 누리고는 있지만,
나라나 국민성이나 건강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하여, 여전히 대한민국은 ‘수난의 여왕’입니다.
아파본 사람만이 혹은 아픈 사람만이 아픔 사람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파본 민족입니다. 미얀마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2021년 3월 28일 주보 칼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