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토) 이복남 권사님께서 96년 이 땅의 소풍을 마치시고 하나님 품에 안기셔서 장례절차를 진행했습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한남교회의 일원이 되셔서 평생 신앙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권사님은 ‘밝음과 명랑함과 겸손함’을 겸비하신 분이십니다. 살면서 어려운 일이 없지 않았겠지만, 늘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푸른 초장으로 인도해주실 것을 믿고 ‘밝고 명랑하게’ 사셨던 것입니다.
위로예배를 드린 간 날, 제단에 펼쳐진 성경말씀 ‘시편23’편의 말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권사님이 평생에 가장 좋아하시던 찬송이 ‘큰 영화로신 주(35장)’였으며, 가장 좋아하시던 말씀이 ‘시편23편’의 말씀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순간 저는 ‘마르셸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을 떠올렸습니다. 이 책은 ‘홍차에 마들렌을 찍어 먹다가 떠오른 기억’을 토대로 쓰였습니다. 홍차와 마들렌이 기억의 ‘매개’가 되어 철학과 심리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걸작이 탄생한 것이지요.
저는 이복남 권사님이 평소에 좋아하셨던 ‘큰 영화로신 주’와 ‘시편23편’의 말씀이 유족들에게는 ‘매개’의 역할이 될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그 찬양과 말씀을 듣고 읽을 때마다 이복남 권사님을 추억하고 기억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매개’를 갖고 계십니까?
신앙인으로서 좋아하는 찬송과 말씀이면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도 여러분을 떠올릴 수 있는 매개가 되는 긍정적인 것, 아름다운 것을 하나쯤은 갖고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저는 요즘 피어나는 ‘나비란’을 보면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어머니가 키우시던 ‘나비란’이거든요. 그것이 저와 어머니를 이어주는 ‘매개’인 셈이지요. ‘매개’가 되는 것은 다양하겠지요. 누구나 때가 되면 온 곳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귀천입니다. 돌아가기 전에 사랑하던 이들에게 아름다운 ‘매개’를 남기는 것, 참 아름다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