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설교

칼럼

노년의 삶을 묵상하다

  • 관리자
  • 2024-06-3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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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뜰 무렵이 아니라 해 뜬 뒤에 목양실에 나오니 북서향으로 난 창이라 햇살이 귀한 서재 일부에 햇살이 앉았습니다. 이제 막 오늘이라는 여행을 시작한지라 붙들어둘 수는 없지만, 목양실에도 빛들 날이 있다는 것이 마치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합니다.


마음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이주노동자로 살다가 숨진 이들과  그들이 꾸었던 소박한 사연으로 슬픈데, 그래도 서재로 파고든 아침햇살이 위로합니다.


햇살에 드러난 책의 제목들, 책에 대한 가물거리는 기억들, 내 마음에 뿌려진 수많은 활자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에서 자라났을 것입니다. 
 
며칠 전 점심에 들른 사당동의 어느 식당에는 유난히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저마다 누추하지는 않고 나름 안정된 노후를 살아가는 분들인 듯 했습니다. 인생의 뒤안길을 살아가며, 삶을 잘 마무리할 시점에 있는 분들인데 온통 편향적인 정치이야기와 자신들이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고야말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습니다.  내 편이 아니면 다 적입니다. 그래서 서글펐고, 아름답게 보여야할 노년의 삶이 참으로 누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의 우아한 노년의 삶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면, 해가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묵상하고, 차 한 잔과 더불어 독서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오늘 내게 주어진 소명이 무엇인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묵상하며 감사로 하루를 열고 싶습니다. 간단한 아침을 먹고 산책하며, 자연이든 사람이든 유심히 보고 사진을 찍거나 그림의 소재가 될 만한 것들은 수집할겁니다. 밤이 되면, 몇 줄이라도 삶을 기록하고, 그림을 그리고 좋은 책을 읽다가 잠이 들 것입니다. 그날이 마지막 밤이라고 해도 될 만큼 미련 없이 마음을 비울 것입니다. 


제가 노년의 삶을 살아갈 때에도 아침 햇살은 여전히 싱그럽겠지요.
변하지 않는 것들과 변하는 것 사이에서 때론 젊은 날이 그립기도 하겠지만,
그냥 주어진 날을 감사하며, 누구도 미워하거나 적대하지 않고, 그냥 품어주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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