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언덕에 있는 살구나무에 제철을 맞아 맛나게 익은 살구가 탐스럽게 달려있습니다.
문득, ‘자라나는 씨앗의 비유(막 4:26~29)가 떠올랐습니다.
농부가 씨앗을 뿌린 뒤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는데,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어갑니다. 싹이 나고 이삭이 나고 곡식이 맺혀 열매가 익습니다. 그러자 농부가 추수를 합니다. 저도 살구가 익어가기까지 한 일이라고는 없는데,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살구나무는 봄에 새순을 냈을 것입니다.
꽃도 피웠을 것이고, 많은 꽃들은 떨어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맺혔을 것이고, 맺힌 열매도 다 익은 것이 아니라 얼마는 비바람에 익지 못하고 떨어지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보지도 못했고, 작년 이맘때 살구를 맛나게 따먹어놓고도 그의 존재조차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어느새 잘 익은 살구가 “나 여기 있어요! 맛 좀 보세요!”하듯이 얼굴을 내밉니다.
하나님 나라는 요원한 것 같지만, 완성을 향해서 매일매일 나아가고 마침내 이뤄질 것입니다.
그 세미한 성장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이는 복이 있는 사람입니다.
살구나무는 누가 지켜보든 아니든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충실한 결과 잘 익은 열매를 내어놓았습니다.
만일 그 과정을 보고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끼는 선물을 받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과정 없이 열매를 맛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라나는 신비를 본 사람의 기쁨을 알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어가는 과정, 세미한 성장의 과정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하나님 나라를 역행하는 것 같은, 하나님의 부재함이 느껴지는 그곳에서도 여전히 하나님 나라는 성장하고 있으며, 하나님이 현존하고 계심을 서로가 서로에게 증인이 되는 삶을 나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완성되어가는 하나님 나라를 보는 눈, 그 눈을 뜨는 것이 ’마음의 눈을 뜨는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