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꽃 44 / 족두리풀
[마태복음 6:3,4]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을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 아멘.
족두리풀의 꽃은 커다란 이파리에 가려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낮게 피어 있습니다. 게다가 색깔은 낙엽의 색과 비슷해서 피어있어도 그 꽃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쉽게 볼 수 없는 꽃입니다.
꽃의 목적은 수정매개체가 되는 곤충을 불러 모으는데 있습니다. 모양이나 향기나 색깔, 모두 허투루 존재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개족두리풀의 수정매개체가 되는 곤충을 개미같이 땅을 기는 곤충들입니다. 그러니 하늘을 나는 벌이나 새 같은 것들의 눈에 띄기보다는 땅을 기는 곤충들에게 눈높이를 맞춰 피어난 것이지요. 그래서 꽃이 거의 땅과 붙어서 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개미가 좋아하는 젤라틴 같은 것들을 씨앗에 잔뜩 묻혀 놓습니다. 그러면 개미는 신이 나서 집으로 가져가 젤라틴만 먹고 쓰레기장에 내다버립니다.

개미의 쓰레기장, 그곳은 사람들의 쓰레기장과 달라서,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귀한 영양분들이 가득한 장소입니다. 마치, 지렁이 똥이 최고의 영양분이 되듯이, 개미가 처리하는 음식물쓰레기들도 최고의 영양분이 됩니다. 그러니 씨앗에 붙어있던 젤라틴을 개미에게 준 대신, 씨앗들은 최상의 장소에서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자연은 이렇게 신비합니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버리는 것들까지도 서로에게 유익을 줍니다.
식물은 발이 없습니다. 날개도 없지요.
그러나 발이 없는 대신 바람과 물과 다른 동물이나 곤충, 새 등을 이용해서 긴 여행길을 떠납니다. 그들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놀랍습니다. 누구도 억지로 하거나 손해를 보는 일 없이, 그저 자신의 일을 하는데 서로에게 선하게 작용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무위자연입니다. 서로를 위한다는 의식 없이도 더불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자연입니다.

무엇이든 그렇습니다.
겉으로 생색내면서 하는 일보다는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 그렇게 하려고 해야 선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선한 일을 하는 삶, 쉽지 않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선한 일을 할 때, 생색내지 마십시오. 사실, 그것이 자신을 위하는 일이요, 자신을 돕는 일입니다.
3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힘차게 봄처럼 피어나시길 바랍니다.
영상보기 https://youtu.be/pERLHLGxkh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