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꽃 037 / 진달래
[마태복음서 6:23]
네 눈이 성하지 못하면 네 온 몸이 어두울 것이다. 그러므로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두우면, 그 어둠이 얼마나 심하겠느냐?"

진달래하면 떠오르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 있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진달래꽃/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놓인 그 꽃을/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그래서인지 진달래꽃을 보면 슬픈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그러나 저의 추억 속 진달래는 그리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꽃망울이 맺혔을 때, 가지를 꺾어 화병에 꽂아놓으면 예쁜 꽃을 피웁니다.
화병에서 피어난 진달래 꽃을 보며 봄을 미리 맞이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진달래꽃이 피어나면, 따먹기도 하고, 고운 꽃들을 따서 화전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기 때문에 철쯕과 구분할 수 있었고, 비슷하게 생긴 꽃인데 어떤 꽃을 먹을 수 있고, 어떤 꽃은 먹을 수 없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가녀린 줄기에 보랏빛 꽃이 피어나면 마치 나비가 하늘을 훨훨 나는 것 같았습니다.
진달래꽃의 맛은 솔직히 제 입맛에는 맞지 않았고, 화전도 예쁘기는 했지만, 진달래의 특유한 맛 같은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히 따먹고, 화전도 만들어 먹는 것은 맛이라고 하는 것이 혀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가 봅니다.
눈으로 보고, 혀로 맛을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말은 참 재미있습니다. ’맛을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맛이라도 보기 좋은 떡이 더 맛있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맛있다 없다하는 것은 단순히 미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인 요소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것도 어떤 렌즈를 끼고 보는지에 따라 달라 보이고, 어떤 자리에 서서 보는지에 따라 또 다르게 보입니다. 보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냥, 본다고 다 진실이 아니라, 본질을 봐야 제대로 보는 것이겠지요. 제대로 보는 눈을 가지고 살아가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것입니다.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면 마음의 렌즈가 밝아야할 것입니다.
아직 진달래꽃이 피어나진 않았습니다만, 진달래꽃을 상상하며 내 마음의 렌즈는 깨끗한지 돌아봅니다. 마음이 밝아야 꿈도 예쁜 법입니다. 마음의 렌즈, 거울을 깨끗하게 하십시오. 그러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과 거짓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