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꽃 묵상 035 / 버들강아지
[말라기서 3:6]
"나 주는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 야곱의 자손아, 너희는 멸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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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계곡에 서니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한결 힘이 있습니다.
물가엔 갯버들, 버들개지로 불리기도 하는 버들강아지가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 반가웠습니다.
어린 시절 버들강아지와 함께 했던 추억의 단편입니다.
정월대보름이나 설날 어간이었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누런 엿 한 판을 하나 등에 매어주시며 고모님 댁에 갖다 주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이야 단 것 천지지만 70년대 초반만 해도 단 것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누런 엿판도 명절선물이었던 것입니다.
누런 엿을 녹여 조청을 만들어 가래떡을 찍어 먹기도 했고, 뻥튀기를 튀겨 강정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땅콩이나 볶은 콩을 넣어 먹기 좋게 만들어 놓으면 참으로 맛난 주전부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누런 엿 판은 아주 귀한 선물이었지요.
엿판이 그리 큰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대략 가로 90cm*세로 60cm 정도의 크기였던 것 같습니다. 두께는 3cm정도?
그러나 어린 아이가 한 걸음에 걸어가기는 먼 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가락동에서 장지동까지 차로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70년대 말에는 산 넘고 물 건너가야만 했던 곳이었습니다.
중간쯤 걸어가다 개울가에서 한 숨을 돌리며 쉴 때, 은빛 눈부신 버들강아지가 반겨주었습니다.
등에 진 엿판을 내려놓고 버들강아지를 만져보기도 하고, 흐르는 개울물에 겨우내 씻지 않아 까마귀발이 된 발을 담그고 조약돌로 닦아내기도 하다가 단 맛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래, 오다가 떨어뜨려서 깨졌다’고 하면 되겠다 싶어, 돌멩이로 누런 엿 판의 모서리를 쳤습니다.
입 안 가득 딱딱한 엿을 우겨넣고 녹여먹는 맛, 그 딱딱한 엿이 마침내 입안에서 부들부들해졌을 때 입안에 가득했던 단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버들강아지를 만지며 느꼈던 느낌과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버들강아지를 만지며 느껴지는 느낌이 전혀 다르지 않으니.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나는 변했는데 그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모든 것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을 진리라고 하지요.
자연 속에 진리가 들어있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자연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그 세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그러면, 삶의 기쁨이 충만할 것입니다.
영상보기
https://youtu.be/mxhj3iOeC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