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과 꽃 023 / 냉이
[고린도후서 2:15]
우리는, 구원을 얻는 사람들 가운데서나,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나,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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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우스에서 출하된 것이겠지만, 봄나물 냉이를 만났습니다. 자연 상태에서 자란 냉이보다 향은 조금 못하지만,
그래도 냉이의 향이 깊어서 봄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꽃의 향기보다 뿌리의 향기가 좋은 꽃, 꽃 한 송이는 작아서 별 볼일 없는 것 같지만,
그 작은 꽃들이 수백만 송이 모여 하얀 꽃밭을 이룹니다.
“자 봐라. 아주 작고 작아서 별 볼일 없는 꽃이지?
그런데 봐라. 이렇게 모이고 또 모여서 피어나니 어떠니? 꽃밭을 이루었지.
다른 꽃에 비하면 예쁘지도 않고, 향기도 없는 것 같지만,
이파리와 뿌리에는 얼마나 좋은 향기가 들었는지 몰라.
보이지 않는 생명의 향기, 이런 향기가 진짜 향기지.”
냉이의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입니다.
봄이 오면 뿌리까지 모두 내어주니,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라’는 꽃말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냉이는 그렇게 뿌리째 자신을 내어주어도 봄이면 어김없이 피어납니다.
심지어는 농사짓는 분들이 냉이를 없애려고 밭을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려도 이듬해 봄이면 또 피어납니다.
그 비결은 씨앗창고에 있습니다. 냉이의 씨앗창고에는 피어난 것들보다도 더 많은 씨앗들이 자기들의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먼저 피어난 것에 문제가 생기면, 그제야 피어납니다. 씨앗창고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씨앗이 있으니, 그들은 아낌없이 자신을 뿌리째 내어주고, 다른 씨앗들에게 싹을 틔울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냉이의 향기가 좋은 것이겠지요.
마음에 품은 것이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향기는 마음에 무엇을 담고 사는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생명의 향기, 그윽한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마음의 향기를 만들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남은 겨울,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